국내 이동 통신3사에서 출시한 리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RCS:rich communication service), 조인(Joyn)을 써봤습니다.
'카카오톡의 대항마'로 언론에 보도되며 '언론상에서' 꽤 이슈가 되고 있죠.
공사다망한 토닥이입니다만, 이번 케이스는 한번 꼭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적으며 관심있는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1. 조인은 유료?! 무료?!
'카카오톡의 대항마'라고 자청하는 새로운 메세지 서비스라지만 출시하는 곳이 국민고혈을 빨아먹는 이동통신사, 많은 사람들이 햇갈리고 있습니다.
▲ 블로터닷컴의 기사에서..
유료가 아니라는 기사도 있습니다만 '카더라'말고 약관을 읽어봅시다.
▲ 오른쪽에 녹색으로 표시한 부분을 읽어보세요.
유료인지, 무료인지 어물쩡하게 넘기는 물타기성 기사가 꽤 보입니다만, 약관에 명시된 것처럼 100% 유료서비스입니다, 한정된 기간만 살짝 풀어주는 것입니다.
특히 'joyn 메세지 및'이라고 언급된 부분을 의미깊게 읽어봅시다.
약관을 자세히 읽어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보이는데 카카오톡과 달리 PC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답니다.
▲ PC클라이언트를 제공한답니다.
카카오톡과 결정적 차이점이지만 아직은 서비스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점으로 볼때 조인이 지향하는 점은 MSN메신저나 스카이프같은 통합 메신저 서비스군요.
찝찝한 부분은... 'PC 클라이언트로 전송하는 메세지도 과연 20원을 받을것인가?'정도?!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하므로 직접 설치해서 사용해 봤습니다.
구글스토어가 아닌 통신사별 자체 마켓(티스토어, 올레마켓 등)에서 받으실 수 있으며 '유플러스'용 파일은 포스팅 하단에 달아놨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시작은 카톡과 비슷.
문자메세지로 인증하는 과정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곤 일반적인 메신저서비스와 비슷하게 시작됩니다.
약관은 대충 읽어봤으므로 적당히 수락하고 넘어가면 사진과 이름을 등록하라고 합니다, 특별할 것없는 평범한 시작.
연락처 데이터를 불러오는데 카톡과 달리 휴대폰의 모든 연락처가 옮겨집니다. 즉, 폰만 이용하면 누구에게든 메세지를 보낼 수 있죠.
앞서 말했지만 설치하지 않는 유저에게는 일반 휴대폰 문자 SMS(장문은 MMS)로 전송되거든요.
▲ 비회원에게는 SMS 및 MMS로 전송되는 메세지
카톡과 달리 메신저에서 문자로 보낼지, 휴대폰 일반 문자로 보낼지 고민하지 않아도 알아서 전송해준다는 점.
이 부분은 확실히 차별요소입니다만, 프로모션 기간이 지나면 현재 문자메세지 요금과 동일한 20원이 소모된다는 것(심지어 조인유저 간 메신저로 전송될 때도!)을 생각하면 마구쓰면 안되겠죠?!
개인적으로는 낚시성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아주 없는건 아닙니다.
이론적으로 1만바이트까지 문자메세지를 쓸 수 있고, 이는 한글로 3,333글자정도 됩니다. (영문은 1바이트, 한글은 2바이트가 아닌 3바이트로 인식) 3,333자를 쓸 일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길어서 나쁠건 없죠.
기존 문자메세지는 너무 짧았으니까요.
참고로 3,333글자의 장문메세지는 조인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MMS로 전송됩니다.
그 왜 아시잖아요? 받기 좀 번거로운 그 메세지.
▲ 주소록을 살펴보니...
제 휴대폰에 등록된 사람을 기준으로 프로필 꾸며놓은 것으로 유추할 때...한명도 안쓰고 있네요. :-)
언론에서는 방방 떠들고 있지만 이용자는 이 수준, 카톡은 거의 다 쓰고있는데 말이죠.
메세지를 보내 봤습니다.
▲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메세지창이지만...
앞서 말한것처럼 조인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SMS로 전송됩니다.
rich라는 말처럼 풍부한 부가서비스(사진, 동영상, 위치 보내기 등)가 있습니다만, 조인사용자가 아니면 아무것도 보낼 수 없습니다. :-(
'위치정보'정도는 적당히 정리해서 보내줬으면 좋겠는데 안타까운 점.
'사진을 리사이즈없이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을 조인의 강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만큼 큰 용량의 데이타가 요금제에서 빠져나간다는 점(프로모션 기간중에도 사진, 동영상은 패킷 그대로 소비)을 생각하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서비스는 아닙니다, rich가 '패킷을 물처럼 쓰는 부유층'을 의미하는 rich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오른쪽에 녹색으로 표시한 부분을 읽어보세요.
구석, 구석 살펴보는 중 상대방이 보낸 메세지가 왔습니다. (제 인간관계가 이래요 ㅠㅠ)
▲ 받은 메세지만 휴대폰 문자함에 같이 뜹니다.
보낸 메세지는 잘라먹고 받은 메세지만 문자함에 같이 꼽히네요.
■ 3. 결론은 6개월 한정, 불편한 무료문자서비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의 조인은 카카오톡같은 메신저라기보단 '6개월 한정 불편한 무료문자서비스'라고 봐야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기존 문자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연락처에 없는 사람(택배기사 아저씨라거나..)에게는 문자를 보낼 수 없거든요.
카톡으로 문자의 90%를 대체하는 오늘날, 그다지 유용한 서비스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현 상황이 지속될경우 6개월이후에는 정말 쓸모 없는 서비스가 되겠네요.
이동통신사는 조인을 출시할때 이런 미래를 그렸을 겁니다.
무료프로모션으로 사용자를 잔뜩 만들어 메세지를 조인으로 보내는 습관을 만든 뒤, 조인 메세지든, 휴대폰 SMS든 건당 20원을 받아 rich한 company를 만들겠다. 혹은 죽어가는 메세지를 20원으로 부활시키겠다.
▲ 과연 그럴까?!
기업입장에서 디자인된 서비스로 보이며, 소비자에게 합리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동영상이나 사진을 주고받지 않는이상, 카카오톡 문자 한건은 수십바이트 수준이며, 사람마다 다르겠습니다만 메세지만으로는 한달에 수십, 아니 수메가도 주고받기 어렵습니다. (물론, 커플은 예외. 난 니들을 위해 글쓰는게 아니에요.) 더구나 WIFI에서는 무료죠, 한건당 20원보다 이쪽이 훨~씬 저렴합니다.
조인은 분명 카톡이 닿지 못하는 곳까지 문자를 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비용을 요구합니다.
SMS를 대체한다는 생각으로 휴대폰 바탕화면에 '문자함'대신 집어넣고 싶어도 연락처에 없는 사람에게는 문자를 보낼 수 없기에 그것도 좀 불편하고...
여러모로 계륵같은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어떻게 발전할지는 한번 지켜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