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복날, 반반치킨이랑 have a good time.

2013. 8. 12. 20:00

2013년 8월 12일.

신문, TV, 인터넷 뉴스 모두 '블랙아웃'된다고 협박하고 있지만 블랙아웃이 되든 말든 오늘은 말복입니다.

오늘 몸보신을 못하면 광복에 태극기 흔들며 먹어야하기에 고심끝에 치킨을 먹었습니다.

▲ '뭘 먹지?!' (사진은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치킨먹는데 무슨 '고심'까지하냐고 핀잔주실 분도 많겠지만 선택지가 다양한만큼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일이죠.

복날에 개를 먹을 것인가, 닭을 먹을 것인가를 생략하더라도...

 

치킨을 먹을 것인가, 삼계탕을 먹을 것인가.

치킨을 먹는다면 시켜먹을 것인가, 사먹을 것인가, 직접 튀길 것인가.

사서먹는다면 어디서 사먹을 것인가?

뼈닭을 먹을 것인가, 순살을 먹을 것인가.

양념을 먹을 것인가, 후라이드를 먹을 것인가, 간장을 먹을 것인가.

후라이드라면 일반적인 시장통닭인가, KFC스타일의 크리스피인가 등등..

 

장고 끝에 내린 제 첫번째 결론은 이 녀석이었습니다.

▲ 구매직전까지 고민하게 했던 홈플러스의 THE 큰 후라이드치킨

마침 할인중이며 새로 나온 제품이며 무려 14호 닭을 쓴다며 저를 유혹했습니다. (일반적으로 9,10호닭이 치킨에 적합하다고 하지만 궁금하잖아요.) 유혹을 못이기고 'THE 큰 후라이드치킨'을 먹으려고 홈플러스까지 갔습니다만, 따뜻한 녀석이 없었고 좀 데워달랬더니 안된다고 하기에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평소라면 '그러면 피자먹지'이러면서 다른 물건을 사거나, '그거라도 주세요'라고 싸들고 갔겠지만 오늘은 복날이잖아요.

그것도 Final인 말복!

오늘만큼은 따뜻한 치킨을 먹어야 합니다.

▲ 복날의 근성!

또 한번의 고심끝에 발길이 닿은 곳은 바로 롯데마트.

지점마다 영업방침이 다를 수 있지만 제가 이용하는 롯데마트는 21시 이전에는 요청하면 다시 튀겨주거든요.

물론, 시간은 좀 걸리지만 블랙아웃 어쩌구 저쩌구하는데 냉기도둑질하며 기다리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시간을 금이라고 치면 방금 나온 따뜻한 치킨은 다이아몬드거든요.

 

단언컨데 방금나온 따뜻한 마트치킨은 동네 배달치킨에 필적합니다.

최소한 맛에 평준화가 이뤄져있으며 가격면에서는 만단위가 다르다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습니다. 

 

따끈한 치킨을 잘 싸들고 온 녀석이 바로 아랫놈이 되겠습니다.

▲ 치킨이 눅눅해지지 않도록 구멍을 뚫어놓은 센스.

오늘 산 녀석은 '반반치킨'

반반치킨하면 당연히 '후반양반'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녀석은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후반간반'입니다.

▲ 반반이긴 한데... 후반간반이라는 함정!

국내산 계육으로 만든 놈으로 가격은 9,500원. (참고로 후라이드 치킨은 8,500원이었습니다.)

좀 이상한 부분이 있는데 바로 중량, 중량이 1개라?!

그래서 전자저울로 직접 측정한 결과, 747g이 나왔습니다.

절반가격의 통큰치킨은 1kg가 넘었죠. (link)

나이 드시면서 가늘어진 아버지 다리를 보는 것처럼 마음이 아팠지만 먹을 것을 앞에두고 우는 것은 아니기에 눈물을 참으며 성분표를 읽어봅시다.

첫번째 줄 두번째 재료, 국산 흑마늘.

어디서 들어본 단어 같으신가요?

 

바로 롯데마트 흑마늘치킨(link)의 혈통을 이어받은 놈입니다.

▲ 후반,간반(흑마늘이라 쓰고 간장이라 읽는다)의 위엄

이 각도에서 잘 안보이겠습니다만... '통큰치킨'보다 통 크기가 작습니다.

▲ 불행중 다행인 점은 '크리스피 치킨'이라는 점.

먼저 '후라이드'부터 봅시다. 두툼한 튀김옷과 오돌도톨한 물결무늬.

통큰치킨의 DNA가 느껴지는 전형적인 크리스피치킨입니다.

▲ 무난하게 도포된 양념

흑마늘(통상적인 간장치킨인데 약간 마늘향이 남)치킨 부분.

롯데마트 치킨의 흑역사, 흑마늘 치킨과 달리 양념이 비교적 잘 묻어 있습니다.

▲ 과거 흑마늘치킨... 양념뿌려놓은것 보소. (참고로 한마리입니다. 이게..)

과거사진과 비교하면 감개무량한 수준의 변화.

(물론, 마트치킨이 복불복이긴 하겠지만 당시 2번 사먹어봤는데 다 별로였습니다.)

 

그럼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 촉촉한 육질~!

방금 나온 녀석이라서 그런지 육질이 촉촉한게 살아있었습니다.

튀김옷도 바삭하고, 살도 촉촉하고...

▲ 오이시~!

비록 통큰치킨에 비해 양은 줄었지만 무난한 소스도 발려있고 (닭자체는 크게 작아보지 않는데 무게는 꽤 차이가 났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퀄리티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여자는 치마만 두르면 이쁘고, 닭은 튀김옷만 입으면 맛있다고 생각하는 제 기준이라 좀 미심쩍겠지만 그래도 닭생각 나는 분은 한번 드셔보세요, 동네마다 복불복이겠지만 전 만족스러웠습니다.

▲ 조촐하면서도 과분한 복날상.

이 치킨을 중심으로 치킨친구인 맥주, 머스타드 소스와 함께 꾸민 제 복날상입니다.

뭔가 허전하죠? 치킨무가 빠졌습니다. 여러분은 까먹지 말고 같이 삽시다.

▲ 머스타드 소스는 두루 두루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바삭한 튀김과 촉촉한 속살에 달콤하면서도 톡 쏘는 머스타드 소스를 바르면...

▲ 한번 더 오이시!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모쪼록 다들 복날 몸보신을 튼실히하여 냉방기기없이도 숙면을 취하는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외국에서 보면 대한민국은 전기를 국가가 공짜로 나눠주는 것으로 착각할듯 -_-;;;)

 

야심한 밤에 올라오는 닭사진, 이번 포스팅을 보고 식욕이 도시는 분은 12일 복날은 이미 지났으니 광복절을 노려봅시다.

흠... 그날 간장치킨(데리야끼 소스)는 안되겠네요.

 

8월 15일에 교촌시키면 친일파 매국노?

적당하게 마무리하기 어려울 땐 역시 이 짤입니다.

▲ 여러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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