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국가라고 했다?" 大難讀國의 해프닝

2013. 8. 15. 18:13

"大韓民國(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가 아니다. 하지만 大難讀國(대난독국)은 태어나지 말아야 할 나라이며 이런 불행한 사태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

나름대로 엄선한 문장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이 말은 노무현 대통령도, 박정희 대통령도 아닌 제가 생각나서 정리해 본 문장입니다.

 

이 노무현 대통령 버전 '귀태'발언은 난독증의 전형적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 난독증이란?!

 

노무현 대통령이 이 발언을 했다고 믿고 있으며, 주장하는 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한민국 보수언론의 자존심 뉴데일리, 배병휴 월간경제풍월 대표, 교학사 역사교과서 집필자 이명희 교수님 등 종편 정치프로에 보수논객이라며 자주 출몰하시는 분들입니다.

▲ 그들이 말하면 일베에서는 팩트가 됩니다.

이 분들께서 "노무현이 그랬어"라며 기사, 방송, 강연에서 썰을 풀었고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보수의 성지인 '뉴데일리 말고는 언론을 믿지 마라.'를 철칙으로 삼는 일간베스트, 그리고 일베가 '저격'하는 네이버 댓글 등에 종교적 신앙심을 바탕으로 퍼지고 있는 내용입니다.

 

▲ 그런데 말입니다.

 

저들중 누구도 '언제' '어디에서' 그 발언을 했다고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언젠가 했어. 내가 기억 안나지만 들었당께."라는 말 밖에...

 

사실 저도 궁금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그것도 현직 대통령 시절에 그런 발언을 했다면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실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인터넷은 위대하거든요.

이 문제의 발언의 시발점은 바로 아래에 보이는 건국절 논란을 다룬 동아일보의 사설입니다.

근거는? '노무현' '태어나지'를 같이 넣고 검색할 때 나오는 가장 오래된 글입니다.

▲ 저 문장의 주인은 노무현이 아닌 '좌파적 역사관'입니다.

사설 제목에 '노무현' 이름이 들어가고, 사설 중간에 작은 따옴표로 문제의 내용이 들어간 것을 본 난독증을 가진 일부 보수 논객과 기자들이 "아, 노무현이 저런 발언을 했구나."하며 확대 재생산 한 것입니다.

 

그 퍼레이드를 일부만 옮겨 봤습니다.

 

▲ 한 사람이 포문을 열면...

뉴데일리, 역사 잘못 배우면 노무현이 된다. LINK

 

▲ 여기서는 이미 기정사실.

뉴데일리, [최응표 칼럼] 국익-국격 말할 자격 없는 너희들! LINK

 

▲ 뉴데일리 안에서나 유명한 발언이겠죠.

뉴데일리[박성현 칼럼] 민주당의 [뻥치기]와 검찰의 [철밥통 관료-조직이기주의]를 조롱하자, link

 

난독과 오독의 명가인 '뉴데일리'에서는 이미 기정사실이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박성현 씨 글의 팩트 함유량은 조금도 발전하지 못한 것(Link)같습니다.

 

선후관계는 모르겠으나, 뉴데일리의 애독자로 추정되는 배병휴 대표도 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전에 뭐라고 그랬어요?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나라라고 했잖아요."

채널A의 쾌도난마에서 옮긴 그의 워딩입니다.

 

 

사실, 위에 분들은 뭐 '그들만의 리그'출신이니까 아무래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 분은 조금 심각해 보입니다.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분조차 기초적인 독해력이 부족했던 것인지, 아래와 같은 발언을 하셨다고 합니다.

▲ 이런 분이 역사교과서를 만드시니 오류가 있을 수 밖에..

 

뭐랄까...

허위사실이 퍼지는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그닥 영양가 없는 일임에도 제가 정리해서 올리는 이유기도 하구요. 최근 이슈가 된 사건이라 보수진영에서 조금 씁쓸해 할 사건을 선택했습니다만, 사실 보수든, 진보든 사실확인없이 퍼트리는 언론과 유명인이 너무나 많습니다.

진보측 사례는 기회가 되면 한번 또 다루겠습니다.

 

아무튼, 불행중 다행은 보수색깔을 가졌어도 메이저 언론사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서는 해당 발언과 관련해서 실수나 오독한 글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하기 힘든 실수죠.

▲ 메이저가 괜히 메이저가 된게 아님을 알 수 있는 사건.

비록, 노무현 대통령께서 엄한 소리를 좀 들으셨지만 어떻게보면 영향력 대비 퀄리티가 부족했던 일부 보수진영(보수진영이 장사가 된다고 생각하는지 요즘 정파색이 매우 강한 인터넷 신문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죠.)의 옥석을 가린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개인 블로거인 본인조차 내 글에 잘못된 인용구는 없나, 잘못 올린 스크린샷은 없나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고치는데...

그 분들의 애국심이 저보다 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애국심만 있을 뿐. 논리도 진실도 없다는 것이 좀 슬픕니다.

누군가가를 공격하고 싶을 때 비판하는 것은 자유입니다만, 없는 사실을 만들어 비난하는 풍조는 좀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맺음말로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정말로 뱉은 말을 옮기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postscript]

- 인터넷 찌질이인 제가 검색해도 금방 찾을 수 있는 내용이거늘, 아직까지 해당 부분을 정리한 기사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정리해서 올립니다.

- 보수든, 진보든 양 끝에 서있는 놈들은 생때를 써서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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