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학교에서 억지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라고 했는데...

2009. 12. 22. 01:51

어떤 이들에게는 초등학교, 또 어떤 이들에게는 국민학교이던 시절.

학교에서는 이맘때가 되면 결핵씰을 팔고, 또 하나 더.

친구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라고 했다.

20091005193101.JPG

▲ 빙상의 요정과 결핵이라...

 

기억에는 없지만, 얼마전 서랍을 뒤적일때 중학교때 받은 카드도 있는것으로 볼때 중학교때도 한것같고.

기성카드를 간단하게 사서 보낼수도 있지만, 직접 주고, 받는 카드는 대부분 직접 만든것이였다.

딱히 보낼 의사가 있어서라기보다 학교에서 시키니까, 떠밀려서.

 

색도화지나 마분지를 적당하게 잘라서, 안에 A4지쯤 되는 종이로 속지를 붙이고,

겉에 색종이를 잘라서 꾸미던가 귀찮으면 매직으로 X-MAS 4글자만 적던가...

난 크리스마스 철자를 몰라서 그냥 X-MAS로만 적었던것 같고.

그림도 그리기 귀찮은 나머지 당시 200원인가 하던 스티커를 한장 붙여던것 같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당시 준비물도 거의 안들고 다녔으니, 아마 종이도 옆에서 한장씩 빌려서 만들었으리라.

아무튼 OK!

이걸로 크리스마스 카드 완성.

 

사실 다 나같은것은 아니고 또 학교에서 누구나 하는 행사였으므로, 수요가 많은 탓에(여학생들이 주요 타겟이였는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아주 그냥 판에 박힌 카드를 만들라고 "크리스마스 카드만들기 셋트"같은 이름으로 판매하는것 사서 만드는 넘들도 있었고.

꾸미기를 좀 좋아하는 애들은 거기에 반짝이도 뿌리고, 다양하게 색도 칠하고 그림도 그리지만...

어디까지나 취향문제,그렇게 열심히든 대충이든 손수 만든 헨드메이드 카드에 적혀있는 내용은

매일 얼굴 보고 옆에 앉아있는 넘들에게 주는것이니,

"너는 정말 좋은 친구야, 내년에도 잘지내자." 같은 교사제출용이나

"병신, 돈갚아라."별 영양가 없는 내용들이지만...

영양가가 좀 없으면어떤가...

난 아직 방정리 하면서 버리지를 못하는데...

카드에 적힌 이름을 보면 누군가 싶기도 하지만, 쉽게 버리기는 어려웠다.

 

아무튼, 당시에는 그거 꽤나 귀찮고, 번거로우며 의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문자 한통으로 "축 성탄"따위를 보내고, 받아야하는 요즘에 생각하니...

그리 의미없는일은 아닌것 같다.

문자는 정말...

이런건 왜 굳이 보내는지...

 

뭐, 아무튼 심지어 난 '문자조차' 보낼 사람도 별로 없지만, 그래도 "메리크리스마스엔헤피뉴이어"는

정말 받기도 보내기도 뭐한 문자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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