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맞이 다짐, 게으름 고치기] 물 마시기

2015. 9. 30. 00:01

인생에서 게으름은 하이라이트이자, 소금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지만 요즘 지나치게 게을러짐을 느낀다.

멀리 갈 것없이 블로그만 봐도...이 얼마나 개판인가.

▲ 정말 딱 이렇게 살고 있다.

새해는 아니지만 민족 대명절 추석 즈음을 맞이하야

숨쉬기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수준으로 일상 속 게으름을 조금씩 바꾸기로 마음을 먹었다. '느슨한 삶'을 지향하는 바이지만 이 추세로 살다가는 숨쉬기마저 귀찮아 멈출 것같은 위기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크게 뭘 하겠다는 다짐까지는 아니고.

▲ 명절에 찍었던 달. 해가 아니라 달이다. 무려 슈퍼문이었는데;;

'한번 더 움직이면 조금 더 좋은 것'을 찾아 하나씩 실천해볼까 한다.

그 첫번째는 '물 마시기'다.

 

'문명이 시작된 곳이 모두 물가였다.'라는 역사적 사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오늘날처럼 수도만 틀면 식수가 나오는 시절이 되기 전까지 식수를 마련한다는 것은 상당한 정성이 들어가는 일이었다.

▲ 시장님의 영도력덕분에 물은 먹고 산다.

멀리 갈것도 없다.

내 어린시절을 떠올려보면 주말에는 아버지와 산에서 약수를 떠왔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물을 믿고 마실만한 약수터도 없고, 설사 약수터가 있다고해도...약수를 받으러 갈 일이 얼마나 있으랴.

오늘날, 현대인이 물을 마시는 방법은 크게 3가지 중 하나다. 

수도. 생수. 정수.

난 이중 첫번째. 수돗물을 먹는 사람이었다.

▲ '깨끗한 물을 마시고 싶다.'

미디어에서는 80년대부터 수도물은 그냥 마셔도 안전하다고 떠들고 있지만 난 소심하니까 끓여마시고 있었다.물을 끓여마실 때 보통 보리차따위를 넣는데 나는 커피포트로 물만 끓였다.

끓인 맹물은 몇주를 냉장고에 보관해도 별 문제가 없으나, 보리차는 가끔 상하기 마련.

내가 내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음식들에 대해 믿음이 없기는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 TV를 보니 나만 그렇게 사는건 아닌 것 같아 다행이었다. 내가 훨씬 심각하긴 하지만) 적어도 물만큼은 믿고 싶었다.

그래서 그냥 물만 끓여놓고 식으면 냉장고에 넣어서 마시곤 했다, 그러던 올해 여름 어느날.

 

몇월, 몇일인지까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무척 더운 주말이었다.

냉장고에 시원한 물은 없었고 다급해진 난 커피포트에서 막 끓여진 물을 물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물병을 빗을 수 있었다.

▲ 모양이 이럴 뿐아니라... 물이 샌다.

냉장고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길래 고장난 줄 알았더니 물통이 뜨거운 물에 녹아 홍건해진 것이다.

내열물통인 줄 알았는데 그냥 플라스틱이었나보다.

바로, PC를 켠 뒤 온라인 쇼핑으로 알루미늄 물통을 주문했고 (온라인이 확실히 저렴하고, 품질도 좋았다.) 택배 오는동안 마실 용도로 생수를 구매해서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생수를 마시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택배로 온 물통은 아직도 방 구석에 그대로 있다.

뭔가 이렇게 살면 안된다는 생각에 앞으로는 물이라도 끓여먹기로 마음은 먹었다.

이번 글을 정리하며 '저장'을 누르는 순간.

내 쓰레기더미로 가서 물통을 꺼낸 뒤 세척하여 물을 담아 보관하리라.

 

모처럼 다짐이니 욕심을 하나 더 부려야겠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물에 이것, 저것을 넣어서 고급지게 마시는 것이다.

때마침 집에 보관중인 보리차 티백은 2016년 유통기한 만료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얼마전에도 집에서 무슨 잎(?)도 받았는데 아직 뜯지도 않았다.

▲ 명절에 찍은 사진 한장 더.

명절도 지났겠다.

80년대 인간선언까지는 아니지만 조금 더 인간답게 마시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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