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구두를 샀습니다.

2014. 10. 13. 20:59

과거의 인류가 사냥으로 모든 것을 마련했다면 현대의 인류는 쇼핑으로 모든 것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사냥과 쇼핑은 닮은점이 참 많습니다.

 

같은 도구라도, 같은 금액이라도 누가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쇼핑을 이야기하자면...

가격이 고정된 할인점이나 백화점은 어느정도 기본적인 손실을 감수하고 초보자도 안전하게 쇼핑할 수 있는 '사냥터'라면 시장은 그야말로 고랩이 잔뜩 있는 던전같은 곳입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현찰이냐, 카드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고.

아주머니냐, 중고딩이냐,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서도 결과가 다릅니다.

그리고 저같은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는 먹이피라미드의 최하층이죠.

 

그래서 전 시장을 거의 가지 않습니다만...

고향에 내려온 김에 만랩인 어머니를 따라 시장을 다녀왔습니다.

구두를 비롯하여 이것 저것 필요하기도 했고

가물가물한 기억이지만 얼핏 2,3만원대에 판매하는 구두를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싸네.'하면서 '다음에 막 신을 구두가 필요하면 사야겠다'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리고 결국 구두를 샀습니다.

▲ 생각보다는 비싸지만 괜찮게 샀다고 생각했었다.

이 구두의 판매가는 49,000원이었고 만랩인 어머니의 버프로 43,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4만원 불러도 될뻔했네'라며 탄식하셨지만 5,000원도 넘게 할인받았기에 전 무척 만족스러운 쇼핑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이쁜 물건을 잘 샀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참 무서운 세상이죠.

내가 구두에 관심을 가지고 네이버나, 구글따위에서 검색을 한번 하면 관련된 광고가 여기, 저기 죽어라 따라 다닙니다.

그리고 우연히 같은 회사의 제품이 인터넷에서는 2만원 중반대에 판매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모양은 조금 다르지만 (아마 동일한 제품이라도) 최소 1만원 이상 싸게 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프라인에서 날고 기어봐야 사냥터의 갑은 온라인 쇼핑몰이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날뛰어봐야 해외직구만 못하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괜히 기분이 나빠지는 이 만원은...

이 회사를 기준으로 내 발사이즈를 확인한 비용으로 생각해야겠습니다.

▲ 다음부터는 바로 인터넷으로 260 사이즈로 사야지.

...그래도 역시 아깝네요.

내 만원.

부어라면 치킨이 한마리인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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