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상의 영 좋지 않은 사건, SK 이만수 감독에게 전하는 이만수 코치의 조언!

2014. 4. 26. 16:33

스포츠월드의 현시각 보도에 따르면 윤희상 선수, 다행히 별 이상 없답니다.

▲ 다행입니다, 정말로.

신혼선수의 이번 사건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던 토닥이는 프로야구에서 과거 어떤 유사한 사건이 있었나 조사를 해봤습니다.

그러던 중, 현재 윤희상 선수가 소속된 SK를 지휘하고 있는 이만수감독님이 2009년 코치시절에 쓴 글을 발견했고 이를 소개합니다.

 

원문은 딱딱한 텍스트로만 이뤄졌기에 글에 포인트가 될 만한 부분은 제가 임의로 적색표시를 했고, 이해를 돕기위해 관련된 사진을 몇개 더 넣었을 뿐.

아래 글은 2009년 이만수 코치(현 감독)님이 적으셨던 원문임을 밝힙니다.

 

제목: 보호대

 

 

1982년 가을. 인천에서 경기, 포수 마스크를 쓰고 수비하던 나는 상대팀 타자의 파울 팁에 급소를 맞고 쓰러졌던 적이 있다.
당연히 보호대를 착용했지만 나중에 보니 보호대가 깨져 있을 만큼 강한 타구이니 얼마나 위험했던지….
결혼을 몇주 앞둔 나를 해설자가 몹시 걱정했던 기억이 난다.

2009년 6월 17일
우리팀 송은범 투수가 히어로즈 김일엽선수의 타구에 배를 맞아서 벤치를 놀라게 했다.
조금 더 아래에 맞았다면 큰일이 아니였나?
Athletic Supporter , 일명 낭심 보호대라고 하는 장비는 야구선수 뿐만 아니라 격투기 선수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보호장비이다.

 

▲ Athletic Supporter, 낭심보호대.

내가 현역에서 뛸 때는 포수로서 빼 놓을 수 없는 장비여서 한 게임도 빼놓지 않고 착용했지만 다른 포지션은 착용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후 좋은 점 중에 하나가 서포터에서 해방된 것이라고 생각할 만큼 착용시 불편한 점도 많았다.

그러나 미국 메이저리그에 가니 다시 서포터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제 선수가 아니니 당연히 유니폼만 입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삭스팀 동료 코치들은 서포터를 왜
착용 안 하냐며 다음부터는 벌금을 매길 꺼라는 이야기까지 했다.

▲ 삭스팀에서 코치로 활동했던 이만수 현 SK감독

메이저리그에서는 포수 뿐만 아니라 야수들 심지어 코치들까지도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것이 서포터이다.

포수는 말할 것도 없지만 투수 역시 반드시 서포터가 필요하다.
홈 플레이트부터 투수 마운드까지 18.44m 밖에 안 되는 짧은 거리에서 140 – 150km 의 공이나 부러진 배트가 날아온다고 가정하면 반드시 서포터를 해야 하며 , 야수들도 서포터를 함으로서 수비할 때 뿐만 아니라 주루 플레이도 부담 없이 마음 놓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바로 어제, 윤희상 투수. 감독님의 말씀을 몸으로 증명하는 중;;

그러니 작은 보호장비인 서포터가 안전도 보장하지만 더 나아가서 허슬 플레이에도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메이저리그에 있으면서 느꼈던 부분이다.

▲ 이렇게 몸을 아끼지 않는 것이 허슬플레이.

선수들이 서포터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을 9년 동안 늘 봐오다가 한국에 돌아와 보니 여전히 포수외에는 착용하는 선수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외형적으로는 많이 발전 했고 화려해 졌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 기본을 지키자는 이만수 코치(현 감독)님의 충언!

야구 장비도 마찬가지다.
요즈음은 국산 야구장비가 굉장히 잘 나오지만 예전에는 국산 품질이 크게 좋지 못해서 배트나 글러브 , 스파이크 등을 일본에서 주문해서 사용했다.
당연히 좋은 품질의 장비를 쓰기 위해서는 사비를 들여서라도 구입했다.
나는 선수시절에 포수미트를 매일 손질하는 것이 일과중 중요한 부분이었다.
가죽질이 좋지 않아서 뻣뻣하면 그것을 길들이기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어떤 때는 포수미트를 물에 담구었다가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말려서 바셀린을 발라가며 몇 달이고 내 손에 맞도록 손질 했었다.

▲ 피부고, 포수미트고 부드럽게 할때는 바셀린!

그러면 우리보다 역사도 훨씬 오래되고 연봉도 훨씬 많은 메이저리거들은 장비를 어떻게 대하나?
지금도 기억에 남는 선수가 한명있다.
시카고 화이트 삭스팀의 내야수 토니 그래파니노 라는 선수다.

▲ 접니다.

이 선수는 자신의 글러브를 게임 끝난 후 손질 못하면 다음날 글러브 손질을 위해 일부러 좀 더 일찍 나와 운동장 한 켠에서 열심히 기름칠을 하고 깨끗이 닦으며 자신의 장비를 애지중지 하는 모습을 늘 보여주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연봉을 받아도 야구장비 손질을 참 열심히 한다.
스파이크 같은 경우는 라커룸에 속해 있는 전문가에게 맡기기도 하지만 글러브와 배트는 본인들이 굉장히 아껴가며 손질한다.
어떤 선수는 배트의 탄성에 좋다며 소뼈를 가지고 와서 배트를 닦기도 하는 것을 보았다.

요즈음 한국은 잘하는 선수들에게는 야구장비를 만드는 회사에서 스폰서를 해 주는 경우가 많아서 초창기 프로야구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장비의 품질도 좋고 풍성하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선수들이 글러브나 스파이크를 아끼고 잘 관리하는 것을 보기가 어렵다.
우리팀 뿐만 아니라 다른 팀 까지도 선수들을 눈 여겨보니 매끈하게 길들여진 글러브를 가진 선수가 많지 않았다.

작년 이맘때쯤 일이다.
아직 주전은 아니지만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것 같아 눈 여겨 보고 있던 타팀의 어떤 선수가
머리가 너무 길고 텁수룩해 보여서 조용히 불러 “ 머리 좀 단정하게 하라 “고 하니 돌아온 대답이 “ 코치님! 프로인데 사람들에게 어필 하려면 멋있게 보여야 돼요 “ 였다.

▲ 썬크림 CF에 등장한 프로야구 선수들

젊은 선수들은 얼굴이 검게 그을리는 것이 싫어서 썬 크림을 열심히 바르고 유행 따라 헤어스타일도 바꾸고 , 콧수염도 기르고 귀걸이도 한다.

 

 

다 좋다.

 

요즈음은 개성시대고 외모도 중요한 무기가 되는 시대 아닌가?

그래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운동선수에게는 몸이 재산이다.
팬들에게 멋진 외모를 보여 주는 것보다 멋진 플레이를 보여 주는 것이 더 우선이라면 서포터 착용이나 장비관리부터 철저히 해놓은 후 외모를 가꾸라고 부탁하고 싶은 요즈음이다.

 

2009년 7월 21일, SK 코치 이만수

 

 

- from. 이만수 감독 홈페이지, 헐크의 일기(LINK)

 

이만수 코치 감독님.

과거의 말씀처럼 SK부터 하루 빨리 보호대를 의무착용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SK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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