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정상회담 전문 독후감.

2013. 6. 25. 06:18
중앙일보에서 남북정상회담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http://bit.ly/145onxS http://bit.ly/145okSR http://bit.ly/145okST

민주당이 소송건다고하니 중앙일보측 공개자료도 영향을 받을수도 있습니다.(그렇게야 하겠냐만은) 관심있는 분은 볼수 있을 때 읽어보세요.

 

일단, '북한 괴뢰' 김정일과 '바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의외로 똑똑하다는 것에 충격받았습니다.

100분토론에 나오는 3류 평론가들의 탁상공론보다 훨씬 심도깊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정상회담'이었으나 회담 자체는 친근한 분위기에서 격식없는 (정상 외 양측 참석자가 수시로 끼어들어 발언할 정도) 대화가 오갔습니다, 회담이라기보다 사담같은 느낌.

논란이 된 일부 의원의 발언이나 요약본과 달리 전문은 새누리당측의 'NLL 포기'도, 민주당측의 '국정원 사본 조작'도 확인하기 힘든 내용이었습니다.

딱히 끊기는 부분도 없었고, NLL 포기한다는 내용도 없었으니까요.

 

이슈가 된 파트들을 살짝 잡아보면...

 

일단, NLL 언급이 나온것은 NLL자체만을 이야기했다기보다는 육로(철도)를 중심으로 한 교통문제의 한 파트로 전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군사를 물린다는 내용이 양 정상입에서 나왔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38선으로 예로들면, DMZ지역에 경찰이 상주하며 농사를 지어보자는 정도같습니다.

중국어선을 공동으로 잡아 단속만해도 지금보다 더 어업현황이 좋을것이라는 실질적 목표도 있구요.

 

문제가 된 발언중 하나인 '퇴임후 북한에 초대해달라'는 북에 굽신거린 것이 아닌 관광문제로 화두를 돌리기위한 쿠션어였습니다. 그 증거로 관광문제 대화가 마무리될 시점에 '여행쿠폰을 확보했다.'고 노무현 대통령이 발언하고, 김정일은 '그것도 무료입니다.'라고 대답을 하죠.

'보고서를 심심할때 보시게 두고가겠다.' 역시 회담관련 현황보고서, 우리측이 조사한 자료니까 실무적용에 참고해라는 내용정도로 보입니다.

 

서로 온화한 분위기였으니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 강경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북도 마찬가지.

 

전체적으로 볼때는 김정일은 대화를 피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식이면 내려가겠다."로 승부수를 던지며 밀당을 시도. 실무진들 사이에서 오고간 내용을 김정일 앞에서 확약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개성공단, 철도, 관광을 우리나라에서 요구했고 북한쪽은 요구 자체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

굳이 하나 찝어내면 '서해평화수역 만들자.'정도.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는 개성공단에 이어서 해주도 열어달라고하고 있으며, 북한은 '개성공단부터 자리잡으면 그때 생각해보자.'며 소극적으로 응대하는 등.

▲ 해주도 열어주면 안됨? / 개성공단이면 충분하다며?!

공개된 적이 없어서 알수는 없지만 정상회담은 원래 저런 분위기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 여야만봐도 의원 개개인은 서로 때려죽일듯 말해도 여야 대표회담에서는 서로 덕담만 하잖아요.

▲ 하다못해 뺨이라도 때리고, 쓰리강냉이정도는 날려야할듯하지만...

사실, 정상들간 무슨 대화가 오갔냐보다는 문서로 확약된 내용이 중요하죠.

그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천이구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따지면 뭐, 끝도 없겠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가고, 똥개가 똥을 못 끊으며 약쟁이가 약을 못끊듯.

▲ 정상회담이고 나발이고 쾅!

아무튼, 전 이번 독후감을 통해 한가지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박근혜 현 대통령님도 북한에 방문하셨고, 김정일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땐 어떤 분위기로 대화가 진행되었을까요?

▲ 김정일과 회담한 바 있는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 (가방에서 권총을 꺼내며) 이 괴뢰놈의 새끼, 반성해라!

김정일 - 살려주십시오, 원하는 것을 드리겠습니다.

박근혜 -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고, 북한주민들 인권을 보장해라.

김정일 - 알겠습니다.

박근혜 - 내 다음번 방문시 북한주민이 굶주린다거나, 핵무기를 만든다는 소리가 있으면 이 총알로 대갈통을 날려버리겠어.

김정일 - (울면서) 살려주세요, 잘 하겠습니다.

 

...정도가 아니면 저도, 새누리당 의원들도 실망할 것 같습니다.

▲ 박근혜-김정일 회담은 똘이장군급이겠죠?

이왕 이렇게 된것, 국정원에서 당시 회담도 한번 공개하면 역대 대통령의 대화스킬이나, 대북스텐스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듯한데 기대하기는 힘들겠죠?

정부차원에서 넘어간것도 아닌만큼 기록이 남아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정치떡밥은 왠만하면 피하는 편이지만 이건 좀 재미있는 사건이라 나름대로 소감을 정리해봤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트위터에 올렸는데 140자로 뻘글 쓸바에 블로그 쪽이 더 좋겠더라구요.

타임라인도 그게 깔끔하고. 아무튼, 남북관계에 대해 관심있는 분은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100분토론 1000분보는 것보다 훨씬 알찬 정보가 보기좋게 잘 정리되어 있는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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