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한정판이라는 맥도날드 호주 바베큐 버거를 먹으며 연설을 하다!

2012. 7. 25. 11:00

일단 맛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전 치즈들어가면 다 좋아합니다. :-)

햄버거 옆으로 놓고 '찰칵'거리는 것, 평소같으면 맑은 정신으로 못하는 짓이지만 '한정판'이라고 해서 역사의 현장을 담아 후손에게 전한다는 생각으로 몇장 찍어 봤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배경이 '휑~'하죠? 3900원짜리 빅맥셋트만 처묵거리다가 단품으로 오천원넘는걸 먹어봤습니다.

왜 단품을 샀냐?

 

▲ 쿠팡이 던져줄 때 묵는기다.

 

쿠팡덕에 햄버거를 셋트가 아닌 단품으로 사먹어 봤습니다, 머리털나고 10번이 안되는 경험입니다.

1+1으로 준다고 해서 샀던거죠.

사진으로보면 빅맥패티에 토마토 들어간 것밖에 안보이지만 베이컨도 조각, 조각 들어가 있습니다.

아무튼, 올림픽때만 판다니까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은 '한정판'에 낚여 역사적 기록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찰칵!

 

하나를 먹었을 때...

분명 맛은 있는데 그렇다고 2개를 한자리에서 먹기엔 너무 띵띵하고, 역시 햄버거엔 감자튀김이 땡기더라구요.

아무튼 하나를 후다닥 처묵거렸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장감을 높이기위해 문체를 살짝 바꾸죠.

 

▲ 고객이 왜... 쿠폰을 먹어야 하지?

▲ 그래도 하나보단 1+1이 안 낫긋나?

 

'와그작, 와그작'

콜라없이 햄버거를 씹어 넘기며 토닥이는 생각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쿠팡이 던져주는 메뉴만 먹고 살순 없잖아, 안그래?'

 

그는 테이블 위로 올라섰다, 매장안이 술렁이며 점원과 줄을 선 손님의 시선이 따가웠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란 사명감이 그를 움직인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약속하나 드리겠습니다.

전 앞으로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널리고 널린! 티몬, 쿠팡, 그루폰같은 곳에서 제공되는 햄버거 단품 1+1 쿠폰을 받지 않겠습니다."

 

으깨진 버거가 드럼세탁기 속 이불 빨래처럼 돌고있는 공기반, 버거반.

아나운서처럼 명확하고 한석규처럼 호소력있는 목소리였다.

지옥에 있는 히틀러가 나와 '괴벨스 이 양아치, 같이가자.'하며 끌고와 같이 박수칠만큼 완벽한 연설!

그야말로 퍼펙트, 인생의 진리였다.

 

하지만 한손에는 먹던 햄버거를, 다른 손에는 1+1 새햄버거를 들고 '1+1을 먹지않겠다'니...

보이스톡 트래픽때문에 문닫게 생겼다는 이통사도 아니고 저 무슨 뒷통수 때리는 막말인가?!

가뜩이나 맵다맵다라면처럼 후더운 날, 같은 버거를 2개씩 만드느라 오래 기다린 손님들의 짜증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쿠폰쓰러 와서 쿠팡을 걷어 차?!"

 

"당신이 배고픈 설움을 알어? 어?!"

 

웅성거리는 매장, 몇몇 손님은 문자를 보여주러 손에 든 스마트폰을 던질 기세다.

요즘 대세라는 갤럭시노트나 갤럭시S3처럼 가볍고 화면이 큼지막한 기종은 쉽게 피하겠지만 개중에는 모토로라가 낳은 지상 최강의 스마트폰, 특유의 금속바디가 가속도와 파괴력을 더하는 모토로이도 보인다.

카운터에서 계산하던 손님의 손에 든 SKT맴버쉽카드도 오늘따라 모서리가 매서워 보인다.

SKT맴버쉽카드는 맥도날드가 아닌 롯데리아에서 할인된다는 점을 점원에게 듣게 된다면 저 카드는 살을 파고드는 비수가 되어 토닥이에게 꼽힐 것이다.

흥분한 맥딜리버(배달사원)가 손에 든 날카로운 빨대 또한 날이 선 죽창과 다름없어 보인다.

대한적십자에서도 인정하는 맑은 혈소판을 자랑하는 토닥이의 피로 캐찹을 만들 일촉즉발의 상황.

하지만 토닥이는 '너희같은 소인배들에게 당할 것 같으냐는 말이다.'는 대인배스러운 메세지를 옵티머스2X의 제논플래쉬를 닮은 LED플래쉬보다 더 영롱한 안광으로 전하며 입을 열었다.

 

▲ 왜 배가 안찹니까!

"왜 배가 안찹니까, 여러분은 메뉴를 고르기위해 뭘 했습니까.

오직 쿠팡이 메뉴를 정해주길 기다렸습니까?!

한방울의 땀도 흘리지 않고 받은 햄버거가, 1+1 쿠폰이,

노릇노릇한 감자를 씹으면서 콜라를 홀짝거릴 수 있는 셋트메뉴를 먹을 기회를 뺏을 수 있다는 생각을 왜 못하냐 이겁니다!"

 

확신에 찬 그의 손이 허공을 가르며 연설은 끝났다.

 

짝, 짝, 짝.

 

작은 박수소리가 들린다, 토닥이는 눈을 감고 귀로 소리를 쫒는다.

 

마미손 위생장갑이 부딧치는 덩국이 엉덩이와는 또 다른 찰지지 않은 파열음, 조리실 한쪽 구석의 햄버거를 만들던 손이다. 조리실 구석에서 시작된 파동은 음료수를 뽑던 아주머니, 감자를 튀기던 아가씨의 손과 함께 협연하며 아오소포겐처럼 음색과 볼륨을 키워갔다.

카운터를 지키던 눈이 고운 아가씨를 스칠 때, 맥크루(맥도날드 직원들을 통칭하는 말)의 손바닥 아카펠라는 김연아보다 귀여운 손연재가 광고하는 에어컨 냉기처럼 손님들 사이로 퍼지며 매장의 공기가 변했다.

흉기였던 모토로이는 악기가 되어 무제한 멜론으로 존 윌리암스의 JFK 테마를 연주한다.

 

소셜커머스 혁명, 햄버거 유통의 쿠데타가 일어난 이 날, 이 장소는 어떤이에는 혁명으로 기억될 것이고, 누군가에는 쿠데타로 기록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공익이, 공익이, 포스를 이십번이나 혼자다해 개새끼 전땡.'

(사람은 역사를 용서할 수 있지만, 신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맥딜리버의 손에 있던 권희로의 죽창마냥 곧던 선홍빛깔 빨때는 강마에의 손에 들린 지휘봉처럼, 소녀시대를 향한 핑크빛 야광봉처럼 리듬감있게 흔들리며 춤춘지 오래다.

고객의 소리가 들린다, 방문객의 소리가 들린다, 민중의 소리가 들린다.

 

"토닥이를 맥도날드 점장으로!"

 

"토닥이에게 맥도날드 무료이용권을!"

 

"소셜커머스는 셋트메뉴 1+1을 제공하라!"

 

"[토닥이랑!]댓글을 달자!, 에드센스를 누르자!"

 

"아이유는 토닥이랑 청와대에서 결혼을 하자!"

 

기분좋은 함성이 CGV의 7.1채널 돌비 서라운드 시스템마냥 달팽이관을 울릴 때, 감긴 토닥이의 눈에서 에시리의 수도꼭지처럼 전기분해한 알카리성 이온 눈물이 떨어진다.

육즙이 가득 찬 호주산 순쇠고기 패티처럼 촉촉하게 젖어오는 눈시울을 참지 못하고 토닥이는 눈을 뜨며 외쳤다.

▲ 아시발 꿈!

 

 

[postscript]

- "햄버거를 사먹었다."를 제외하면 모두 픽션입니다.

- 이 글을 적는 현재시간, 밤 12시를 넘겼습니다. 사진만 올릴려다 심심한 나머지 살을 붙이다보니... -_-;

- 이 글은 런치타임(AM 11~PM2)에 오픈됩니다, 맥도날드는 점심때 빅맥먹는게 닥치고 정답입니다.

- 다적고 나니 명색의 IT블로그인데 뻘글을 너무 열심히 적은 듯해서 IT적 요소를 구석 구석 담았습니다.

- 그나저나 맥도날드랑 PPL해도 될거같은 기분?! 한국맥도날드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는다는 차원에서 고심 끝에 '아시발 꿈'을 선택했습니다, 열린결말의 대안대사는 '뉴옥헤럴드트리뷴'이었습니다.

- 아무래도 잠을 자야겠네요,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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