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블로그 서비스들, 단상

2013. 11. 29. 20:14

지금까지 제 블로그를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제 글은 나름 '기승전결(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기승전병)'은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조금 담백하게 사리진 블로그 서비스들에 대해서 나열해보려 합니다.

그래서 조금은 심심하 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분야에 조금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추억돋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본래 글을 쓰면 교차점검을 열심히하는 '토닥이랑'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허술하게 생각나는대로, 그리고 손가는 대로 적었습니다.

 

그래서 글 제목도 '단상(斷想)'입니다.

 

틀린 부분이 보이면 댓글 달아주시면 도란도란 이야기할 꺼리가 되겠죠?

댓글이 안달리면 아마 언제나처럼 제가 적은 글 자체가 너무 마스터피스라서 굳이 '첨언할 엄두가 안난다.'라고 맘대로 생각하겠니다. 버릇 나빠질 수 있으니 틀린 부분이 있으면 꼭 적어주세요.

 

 

 

큐로보 프레스 (blog.qrobo.com)

워드프레스. 아는 분은 알고 모르는 분은 모르는 단어다. 쉽게 표현하자면 블로그 툴(?)

아니다. 더 정확히 하자면 '블로그 틀'중 하나라고 하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틀'은 텍스트큐브로 본 블로그 - 티스토리- 도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틀'로 만든 블로그는 데이터를 백업후, 트래픽을 구매하여 설치형 블로그를 만들 수 도 있고 같은 '틀'을 사용하는 다른 회사로 이사갈 수도 있다.

쉽게 말하면 범용성이 뛰어난 틀이라고 보면 된다.

단적으로 도메인도 직접 연결할 수 있다. 포워딩말고!

 

아무튼 이 워드프레스 방식의 블로그 '틀'을 제공하고 무제한 용량을 자랑하며 2009년 시작한 서비스가 바로 큐로보 블로그되겠다.

 

미국 워드프레스에서도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언어의 장벽도 있고 에디터가 너무 거지같기에 조금 더 범용성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서 꽤 이슈가 되었다. 스킨도 꽤 다양했고 무엇보다 티스토리의 백업파일로 글을 옮길 수도 있었기에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다.) 워드프레스 전환차원에서 넘어간 분도 꽤 있었던 것 같다.

일단, 사라진 블로그 서비스라고 소개하는만큼 문을 닫았다.

언제 문을 닫았는지는 모르겠으나 2011년 즈음으로 추정되며 근거는 내가 가장 최근에 본 공지사항이다.

큐로보는 아직도 운영되고 있으나 (잘 모르겠지만 검색엔진이다.) 비용대비 수익성이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큐로보 프레스는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서비스 종료인지 다운인지 확신이 없어 전에 큐로보측에 직접 문의도 해봤는데...

안녕하세요. 큐로보프레스입니다.

현재 큐로보프레스의 서비스는 종료되었습니다.
사용하실수는 있지만, 기술지원을 제공하고있지는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큐로보프레스 드림

 

- from. 큐로보 문의메일

 

 

 

토트 블로그(http://thoth.kr)

전자신문이 투자관계사였고 텍스타일(역시 틀 이름이다.)을 사용했다. 텍스타일의 특징은 단락구분이 명확해서 마치 '위키피디아'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사용 기간이 길지않아 그 정도 밖에 모르겠다.

역시 무제한 용량을 표방하며 나섰고 무제한 용량을 표방했던 대부분 서비스처럼 자료실로 주렁주렁 엮이다가 문을 닫았다.

특징중 하나는 전자신문이 관계사인만큼 전자신문의 기사를 무료로 그리고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신선한 서비스였지만 역시 서비스 종료.

큐로보와 다르게 부도내놓고 사장이 도망가듯 문을 닫았다는 평이 많은데 역시 직접 겪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텍스트큐브(현 블로거닷컴)

티스토리에 사용하는 '틀'인 텍스트큐브를 제작한 팀을 구글에서 인수하여 역시 '무제한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광풍처럼 몰아친 '인터넷 실명제' 및 검열에 대한 반발로 많은 티스토리 유저들이 엑소더스한 곳이다. 틀이 같으니 당연히 '백업-복원'이 가능했고 짧은 시간안에 꽤 북적이는 서비스가 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거'를 운영하는 구글이 왜 텍스트큐브를 시작했는지 다들 의문이였지만 구글은 '독립적인 서비스로 운영할 것'을 천명하며 알음알음 이용자를 모집했다.

'우수블로거'를 선발하고, 기념품을 나눠주는 등 꽤 적극적으로 호객행위를 했고 나도 훌쩍 짐을 싸서 떠났었다.

(토닥이랑의 과거 일부 글과 사진에 wizeum이라는 키워드가 남아있는데 당시 흔적이 되겠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Don't be evil 이라고 외치는 구글이 했던 가장 사악한 짓중 하나다.

 

서비스 시작하고 1년이나 되었을까? 구글은 '세계적인 서비스 블로거로 전환시켜 줄께'라며 모든 텍스트큐브 블로그를 블로거서비스와 통합시켜 버렸다.

블로거는 참 편리한 서비스다. 사진을 올리고 간단하게 글을 적는다면 더할나위가 없는 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지 파일 외에 올릴 수 없는 업로드 서비스, 아무리 사용해도 적응되지 않는 테그리스트(카테고리 대용)는 못하는 것 빼고 다 할 수 있던 텍스트큐브를 사용하던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

 

사건 자체만 놓고보면 위에 소개한 토트나 큐로보와 유사하나...

과연 구글이 트래픽부담과 돈이 없어서 텍스트큐브를 통합했을까?

처음부터 블로거서비스를 한국에 정착하기 위한 목적으로 꾸민 일은 아닐까?

 

물론, 음모론이다. 구글은 Don't be evil 이라고 하니까.

 

 

 

파란블로그

한국통신에서 운영하던 '파란닷컴'이 있었다. 사업 초창기에는 나름 신경써서 운영했기에 우리나라 대형 포털에 있는 거의 모든 서비스가 그대로 있었고 그중 블로그도 있었다.

용량이나 사진 이런 부분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으나 굉장히 독특한 기능이 있어 잊을 수 없는데...

파란블로그에 글을 쓰면 티스토리나 텍스트큐브 등 다른 블로그에 글을 올릴 수 있도록.

마치 '온라인 블로그 라이터'같은 기능을 제공했다.

한국통신이 버프가 끝난 뒤, 파란포털 자체는 인기가 사라졌지만 파란블로그만큼은 나름 인기를 구가했다.

블로그라기보다는 '자료실'로.

여담인데 스캔만화를 잔뜩 번역해서 저작권법을 쌈싸먹던 C사이트가 있었다. 지금도 있나?

물론, 스캔만화는 불법이다. 하지만 불법에도 상도는 있기 마련. 온라인에서 불법의 상도는 훔친 컨텐츠를 팔아먹지는 않는 것이다.

하지만 C사이트는 당당하게 광고도 하고, 이용자에게 홍보메일도 보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때 C사이트에서 한 변명은 '트래픽비용이 장난 아니다.'였는데...

오른쪽버튼 클릭을 막아놓은 C사이트의 HTML을 열어보면 tistory.com과 함께 paran.com이 빠지지 않았다.

즉, 굴비처럼 주렁주렁 이미지가 열려있었던 곳중 하나가 바로 파란블로그.

파란닷컴이 문을 닫으며 당연히 서비스 종료.

그래도 '서비스 종료 공고'도 하고 다른 블로그로 이전도 회사차원에서 도왔던만큼 오늘 소개한 사이트들 중에서는 가장 부드럽게 소프트랜딩한 케이스다.

토닥이랑의 모든 게시물은 직접 촬영하고, 글로 담은 自作 컨텐츠로 퍼가는 행위(펌)를 일절 허락하지 않습니다.
인용한 내용은 출처를 별도 표기하고 있으며, 미비한 경우 댓글로 알려주시면 신속하게 조치하겠습니다.
(떠도는 이야기, 뉴스스크랩 등 일부 카테고리는 게시물 성격에 따라 생략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