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4컷만화에 나름대로 한 획을 그리신 이로마씨의 대표적인 캐릭터, 악바리.
오래되었지만, 이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기억 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바로, 아이큐점프에 실렸던 4컷 만화로, 엄청난 인기로 단행본도 나왔습니다.
▲ 서울문화사에서 나온 악바리
주제는 '구두쇠'이자, '절약'이 생활화된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만화의 패턴은...
다음 컷에서 악바리가 아빠한테 "나도 컴퓨터 사줘"라며 조르고,
3번째 컷에서는 악바리가 모니터 앞에 있다.
▲ 같은 작가의 '몽다리'의 한 컷
'악바리' 이후, 작가 이로마씨는 '몽다리'라는 작품을 대원(챔프)에서 냈습니다. ▲ 자세히보면, 눈썹과 코,머리유무 등이 악바리와 미묘한 차이가 있는 몽다리.
이름만 다르지, 거의 같은 작품으로, "악바리에서 머리에 먹칠만 더 했다."는 평도 있었죠. -_-;;
얼핏봐서는 악바리나 몽다리나 그놈이 그놈처럼 생겼고, 구분법은 머리와 티셔츠정도(악바리는 한글의 'ㅇ'자 티셔츠를 입고 다니고, 인데 몽다리는 영어의 'M')
아무튼, 몽다리는 좀 심한 작품이였습니다.
악바리와 아무런 차이가 없었고, 내용 자체가 중복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만해도, '대원에서 돈을 좀 더 준다했나보다...어차피 같은 작가니까...'라며 별 생걱없이 넘어간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말에 티비를 보던중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만, 이 글은 최초에 2007년에 N社블로그에서 적었습니다.)
처음에는 악바리가 애니화된줄 알았습니다.
▲ 짠돌이네 VS 악바리(몽다리)
이야기의 주가되는 가족 구성원 자체가 동일합니다. 외동아들에 강아지를 키우는 집.
저 애니메이션은 이름부터 '짠돌이'네요.
짠돌이네의 주인공, '짠돌이'는 몽다리와 매우 닮았습니다. (악바리의 대머리와 몽다리의 코를 더하면 = 짠돌이!)
▲ 악바리 아버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
첫 이미지에서 그나마 조금 달라 보였던 악바리아버지는 짠돌이네를 보면서 '100%의 싱크로'가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뭐...
좋게, 좋게 사컷만화의 캐릭터는 다 비슷하고, 단순하게 표현하려다보니까 닮았나보다라고 생각을 해봅시다.
많이 양보해서요.
강아지도 자세히보니까, 귀모양이 다르고, 짠돌이 엄마와, 악바리 엄마는 확실히 다른 사람이니까요.(머리 모양이)
▲ 악바리(몽다리)의 특유의 표정도 사실은...
'이냥 저냥 좋게 좋게 영향을 받았다.'정도인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몇일 뒤, 긴장반, 기대반으로 '짠돌이네'를 시청했습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 대사는 물론, 캐릭터의 동작과 구도까지 겹치는건 우연?!
▲ 우연이 겹치면 필연
▲ 적절한 현지화(우리나라는 90년대에 어린이야구팀이 활성화되지 않았으므로)
네...
어릴적 추억이나, 좋은 기억중 하나였던 이 작품은, 일본 원작만화의 현지화 작품이였습니다. -_-;;;
위 스크린샷과 만화책 대조군은 짠돌이네 에피소드 2개 그리고 몽다리 1권에서만 나온 양입니다.
하나, 하나 정리하자면 끝이 없어서 그만뒀던 기억이 -_-;;;
이 짠돌이사건(2007년에 제가 본격 포스팅했으나, 찻잔속의 폭풍으로 끝난)의 당사자 이로마 작가님은, 07년에 이미 아래와 같은 사건으로 현직에서 한발 물러서 있으셨죠.
▲ 버릇을 못고친...
아무튼, 이런 만화가 우리나라 최고의 만화출판사이자, 번역서 업체인 서울문화사와 대원출판사에서 정식으로 유통되었습니다.
더 디테일하게 이야기하자면, 짠돌이네는 일본에서 85년~95년까지 연재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88년 방영되었고, 악바리는 88년부터 연재되었습니다.
즉, 꽤 오랜기간 한국과 일본에서 같은 작품이 다른 작가의 이름으로 -무단으로- 독자들을 만났네요. :-)
지금와서 궁금한 점은, 당시에는 출판사에서 몰랐을까요?
무려 도라에몽의 '소학관'출신 만화인데 -_-;;
역시 문세형 말처럼, 추억은 추억일때에 아름답나 봅니다.
이런 '만화계 흑역사'가 비단, 이로마씨만은 아니까요. ㅠㅠ
남박사도, 강철민대장(울트라맨)도 없다는 현실을 알게된 10년뒤 어느 날.
개인적으로는 많이 슬펐는데 ㅠㅠ
덕분에 요즘 꼬맹이들은 좀 부럽네요. 최소한 뽀로로는 우리나라 캐릭터니까요.
▲ 남박사가 아닌 남박사
*ps
2007년 7월 1일에 적었던 글을 약간 손봐서 옮겨봤습니다. 이 사건 이후, 이로마씨가 '악바리'도 표절을 인정하셨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최초 포스팅당시 구 블로그 워터마크가 너무 크게 박혀있어서 일부 이미지 상태가 나쁩니다. -_-;;
*ps2
이번 포스트는 '만화'가 아닌, '문화' 색션으로 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