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7 스윙스 랩을 듣다가 갑자기 정상수가 보고 싶어졌다.

2018. 9. 29. 00:30

'힙합은 자유'

'힙합은 사는 방법'

힙합 음악을 듣다보면 흔하게 듣게되는 관용구입니다만, 정말 자유롭게 사는 랩퍼는 보기 어렵습니다.

▲ '자유'는 곧 '힙합'이며,

▲ 힙합의 동의어로는 '네파'가 있다.

쇼미더머니6에 1만 2천명의 지원자가 모였고, 트리플세븐(쇼미더머니777)에는 1만 3천명이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나 힙합해요'라는 사람이 이렇게 많습니다.


여러분이 힙합을 듣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랩퍼들의 이야기를 들을려고 듣습니다.

자신의 철학이 담긴 가사를 쓰고, 가사를 실천하는 것이 힙합인데요. 아쉽게도 나름대로 유명한 랩퍼들도 자신이 뱉은 말을 책임지지 못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쇼미더머니7의 심사위원인 스윙스만 예로 들어도...

▲ 스윙스 : 나보다 센 사람은 솔직히 없지

이쯤에서 스윙스를 잠깐 소개하고 넘어갈게요.

'나 싸움 잘하고, 까불면 다 죽는다고, 나보다 쎈 사람 없다'는 내용을 입에 달고 다니던 자칭 '괴물 랩퍼'로 과거 '버팔로'라는 노래에서 에픽하이 타블로를 향해 살벌한 가사를 날렸죠.

 

(2분 50초부터) 

  

내 적들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 코에 쑤셔 넣어, 깊이 들어가고, / 해골 안에서 당구처럼 쳐

네 눈깔을 / 중국에 사체 운반을 / 나에게는 없어 중간은 / 처음 아님 끝
침대가 왜 필요해 나의 집은 늪 / 니 척추를 학종이처럼 쉽게 접어 / 살점을 구워서 먹여
난 술 먹고 뻗어 / 밤에 가죽을 옥상에 널어 / 니 장롱과 금고를 털어
그 돈으로 스컬 형 / 에게 자메이카 항공표를 선물 / 그리고는 얻지 원했던 원룸

 

넌 마약쟁이 나는 딜러 / 날 증오하지만 더 센 것 없냐 / 하며 달라고 나에게 빌어
Fuckin bitches, / a bunch of snitches, / burnin your bridges, / fuckin rediculous

 

노래가 나오고 몇년 뒤.

쇼미더머니3에서 타블로와 스윙스는 같은 '프로듀서'로 만나는데요. 전 이때 정말 걱정했습니다.

 

'프로듀서 미팅 때 스윙스가 타블로 코에 손가락을 쑤셔 넣으면 어떻게 하지?!'

 

▲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싸우기는 커녕 같이 '파이팅'하고 타블로 라디오에 초청받아 '하하호호' 같이 노래하고...

난 무슨 오래된 친구 만난 줄 알았어요.

▲ 좋아 죽는다, 죽어.

이해는 합니다.

타블로와 싸우면 방송이 취소될 것이고, 타블로는 YG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중 하나니까 방송활동이 어려워 질 수도 있겠죠. 힙합바닥은 넓은듯 하지만 좁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면 쌘척, 만나면 때려 눕힐 척을 하지 말았어야 했거늘.

차라리 씨잼처럼 씨씨엠(CCM)이나 부르지.

▲ CCM을 부르는 씨잼

아무튼, 스윙스를 굳이 디스하자는건 아니니까 이쯤 하겠습니다만 이렇게 잘 나가는 랩퍼조차 자신이 뱉은 말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이런 힙합씬에 등장한 돌연변이가 있었으니, 바로 '정상수'

그는 비록 요즘 선호되는 스타일도 아니고, 실력이 출중하다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힙합을 사는 방법'이라고 당당히 외쳤고, 그것을 실천하는 '언행일치 랩퍼'였습니다.

그는 '자유로운 삶'을 노래했었고, 미디어 권력을 향해 당당하게 중기를 뻗었습니다.

▲ 마, 이게 힙합이다.

물에 빠지면 입만 둥둥 뜰 힙합씬에서 그는 대체불가능한 캐릭터.

방송의 모습과 실제 모습이 일치하는 진짜 랩퍼.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REAL SWAGGER이자, THUG LIFE를 실천자였습니다.


어느정도냐면...

무시무시한 공권력조차도 그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죠.

경찰 3명이 붙어도 그를 속박할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전변호사님은 이길 수 없었지만.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전기충격기는 의지, 근성, 정신력 이딴걸로 원래 이길 수 없는 상대입니다.


이건 상수형에게 실망할 부분이 아닙니다.

▲ 상수형이든,조선족이든 전변호사님 만나면 x되는거야.

실망할 부분은 사실 이후 행보인데요.


힙합정신이 가득찬 자유로움은 좋았는데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음주운전, 폭행 등)에 연루되면서 구속영장이 신청(도주우려 없음으로 기각되었음)되는 등 여러모로 TV에서는 더 이상 보기 어려운 랩퍼가 되었습니다.


스스로 취해서 휘청거리는건 괜찮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는 쉴드 불가죠.


다만, 가짜가 넘쳐나는 쇼미더머니7을 보다가 문득 답답하고, 그리워서 몇자 적어 봤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앞으로 공중파에서는 보지 못하겠네요.

언제가 될지, 어떤 채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먼 훗날, 음악으로 보답하기를 기원해보며 아래 사진으로 글을 접겠습니다.

▲ 상수야 사랑한다.


[postscript]

- 작년 이맘때 끄적였던 것을 방송 틀어놓고 보면서 마무리했습니다.

- 힙합하는 친구들이 부디 언행일치를 좀 했으면...

- 정상수씨는 여러모로 대체불가한 캐릭터로 팬이었는데 참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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