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2016. 8. 27. 21:49

꽤 무거운 짐이 든 여행용 트렁크를 들고,

버스에서 내렸다.

 

한발, 두발 집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달그락 달그락.

바퀴 굴러가는 소리.

홀쭉한 개 한마리가 내 뒤를 따라온다.

우연히 같은 곳으로 가는 건가.

백미터.

이백미터.

한참을 따라 온다.

그러자 잠시 멈췄더니...

당황하는 눈치가 역력하게 멈칫거린다.

 

그런가 보다 하고 걸음을 이었다.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재미있었나보다.

기묘한 동행.

 

힐끔 힐끔 뒤를 돌아보며 걷다보니 어느덧 집

오늘의 동행은 여기까지.

함께 와준 동료에게 뭐라도 주고 싶었지만

호주머니는 비어있다.

 

대문을 넘어 선다.

작별을 알리며 손을 흔든다.

문을 닫는다.

 

우유라도 들고 다시 나왔을 때

개는 이미 떠나고 없다.

 

나는 그저 퇴근했을 뿐인데

...뭔가 미안한 일을 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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